당뇨병 헬스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당뇨병교육자의 역할
The Role of Diabetes Educators in Improving Diabetes Health Liter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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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Diabetes requires lifelong, comprehensive self-management involving tasks such as diet control, medication adherence, glucose monitoring, and physical activity. These complex behaviors rely heavily on diabetes health literacy the ability to understand, evaluate, and apply health information in daily life. This article explores the components of diabetes health literacy and examines the disparities driven by socioeconomic factors. It emphasizes the critical role of diabetes educators, especially medical social workers, in addressing these gaps. Through tailored education, communication support, emotional care, and community linkage, educators empower patients to become active participants in their care. Enhancing diabetes health literacy not only improves self-management and treatment outcomes but also promotes health equity. This paper advocates a patient-centered, multidisciplinary approach to strengthen diabetes health literacy and support sustainable diabetes care.
서론
당뇨병은 진단 자체뿐 아니라 합병증 예방을 위해 평생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병으로, 개인 일상에서의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 부담을 동시에 가중시키는 대표적인 만성 질환이다. 환자는 진단 직후부터 철저한 식사요법, 약물 복용, 자가혈당측정, 규칙적인 운동 이행 등 질병 관리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빠르게 습득해야 하며, 다차원적인 자기관리 행동을 요구 받게 된다. 이러한 당뇨병자기관리 실천의 전제 조건은 ‘정보에 대한 이해, 해석, 활용’ 능력이며, 이는 곧 헬스리터러시(health literacy)와 직결된다. 특히, 만성 질환인 당뇨병에서는 일반적인 건강 문해력보다 더욱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정보 활용 능력, 즉 당뇨병 헬스리터러시(diabetes health literacy)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1].
당뇨병 헬스리터러시는 단순히 질병에 대한 지식을 넘어 환자가 건강정보를 이해하고, 평가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하며,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질병을 수동적으로 ‘치료받는’ 것을 넘어, 환자 스스로 ‘관리자’로 전환되도록 하는 핵심 역량으로 간주된다. 여러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헬스리터러시 수준이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에 비해 당화혈색소(HbA1c), 약물 복용 순응도, 자기관리 행동 실천, 삶의 질 등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2,3].
그러나 현실에서는 노인, 교육수준이 낮은 환자,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헬스리터러시 격차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치료 순응도 및 건강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4]. 특히 의료진이 사용하는 전문 용어, 복잡한 약물 정보, 지식 전달 위주로 구성된 당뇨병교육의 방식 등은 환자의 질병 이해를 어렵게 만들고, 이는 자기관리 실패, 자기효능감 저하, 치료 포기 등의 부정적인 결과로 연결된다. 이에 따라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환자의 이해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과 지속적 의사소통이 요구되며, 이 과정에서의 중재자 역할로서 당뇨병교육자의 개입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특히 의료사회복지사는 환자의 사회문화적 배경, 인지 능력, 감정 상태 등을 고려한 전인적 접근을 통해 환자가 의료정보를 ‘자신의 언어’로 해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환자와 가족이 의료진과의 의사소통에서 주체적인 참여자가 되도록 조력하고, 불안, 낙인, 무기력감 등으로 인해 자기관리에 실패하고 있는 환자에게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며, 나아가 지역사회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정보 접근성과 실행 능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4].
결국 당뇨병 헬스리터러시는 단순한 개인의 인지 문제로 축소될 수 없으며, 사회적 환경과 교육, 의료 시스템의 소통 구조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다층적 요인을 조율할 수 있는 당뇨병교육자의 역할은 당뇨병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당뇨병 헬스리터러시의 개념과 중요성을 고찰하고, 당뇨병교육자의 실천적 개입 가능성을 다각도로 탐색하고자 한다.
본론
1. 당뇨병 헬스리터러시의 개념과 구성 요소
당뇨병 헬스리터러시는 일반적인 건강 문해력 개념을 당뇨병관리라는 특정 영역에 적용한 것으로, 당뇨병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이해하며,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적절하게 활용하여 자기관리에 반영하는 능력을 의미한다[5]. 이는 단순히 의학적 지식을 암기하는 것을 넘어 복잡한 의료정보와 행동지침을 개인의 상황에 맞게 해석하고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포함한다. Nutbeam [1]은 건강 문해력을 기능적 문해력(functional literacy), 상호작용적 문해력(interactive literacy), 비판적 문해력(critical literacy)으로 구분하였는데, 이러한 구분은 당뇨병환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 기능적 문해력: 복약지도서나 식이조절 지침서와 같은 기본 정보의 읽기와 이해를 의미한다.
• 상호작용적 문해력: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및 자기 상태 표현 능력에 해당하며, 환자가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치료계획에 참여하는 데 필수적이다.
• 비판적 문해력: 제공된 정보를 자신의 생활 환경과 비교ㆍ분석하여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판단력을 포함한다.
2. 당뇨병 헬스리터러시의 사회적 격차
다수의 국내외 연구들은 헬스리터러시가 연령, 교육수준, 소득, 언어능력, 건강보험 여부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6,7]. 특히 노인, 저소득층, 저학력자, 이주민 등의 집단은 복잡한 의료정보에 접근하거나 이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같은 질병을 앓고 있더라도 자기관리 능력의 차이가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건강 불균형을 심화시키게 된다.
한국의 보건의료 체계에서도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른 헬스리터러시의 격차는 나타난다. 국내 자료에 따르면, 당화혈색소 수치에 따른 당화혈색소 목표 범위 내 조절률을 비교했을 때 교육수준이 낮거나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집단에서 조절 실패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8]. 그러나 이러한 결과를 개인의 노력 부족이나 태도 문제로 환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헬스리터러시라는 ‘사회적 결정요인’을 간과하는 위험이 있다. 헬스리터러시는 단순한 ‘지식의 부족’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배제와 정보 불평등의 결과로 이해되어야 하며, 이로 인해 다차원적 개입이 요구된다.
3. 당뇨병 헬스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당뇨병교육자의 역할
당뇨병환자의 효과적인 질병 관리는 자기관리 능력에 크게 좌우되며, 그 핵심에는 헬스리터러시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건강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실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때 당뇨병교육자는 환자의 사회적ㆍ심리적ㆍ경제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개입할 수 있는 전문가로서, 헬스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1) 환자 맞춤형 정보 중재자
당뇨병교육자는 환자의 교육수준, 인지적 특성, 감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맞춤형으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일반적인 건강교육 자료가 환자에게 이해되지 않을 경우, 이를 재해석하고 구체화하여 환자 중심의 언어로 전달하는 ‘번역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4]. 예를 들어, “식후 혈당을 180 mg/dL 이하로 유지하세요”라는 정보는 “밥 먹고 2시간 뒤에 혈당을 재봤을 때 180이 넘지 않으면 잘 하신 거예요”로 구체화된다. 이는 정보의 전달력을 높이고, 실천 가능성을 강화한다. 또한 복잡한 의학용어를 쉽게 설명하거나, 동영상이나 정리된 브로슈어와 같은 시각자료를 교육자료로 제공하여 환자의 이해도를 높인다.
2) 의료진-환자 간 의사소통의 조정자
많은 환자들이 병원에서 의료진의 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질문을 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진료를 마친다. 당뇨병교육자는 환자가 의료진의 설명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도우며, 환자의 목소리를 의료진에게 전달해 상호작용적 의사소통을 촉진한다[5]. 이는 환자가 치료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자기결정권을 보장받는 데 기여한다.
3) 자기효능감 증진과 감정 지원
헬스리터러시가 낮은 환자일수록 ‘나는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경험하며 자기관리에서 이탈하는 경향이 있다. 당뇨병교육자는 환자의 작은 성취를 강화하고, 실패에 대한 낙인감을 완화시키며, 감정적 지지를 통해 자기효능감을 회복시킨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서 심리사회적 역량 강화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4) 지역사회 연계와 구조적 접근
헬스리터러시는 단지 병원 내 교육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당뇨병교육자는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여 환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집단교육, 보건소 프로그램, 복지관, 고혈압ㆍ당뇨병 등록교육센터 등과의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정보 학습과 정서적 지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안내한다. 독거노인, 저소득층 등 정보 접근에 취약한 계층을 위한 헬스리터러시 프로그램을 기획ㆍ운영하고, 가족을 대상으로 교육도 병행하여 관리 지지망을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의료진과 협력하여 팀 접근 활동을 통해 환자 중심의 통합적 돌봄을 실현함으로써, 헬스리터러시 향상과 치료 효과를 함께 높이는 데 기여한다.
결론
본 원고는 당뇨병환자 및 당뇨병교육자들에게 당뇨병 헬스리터러시에 대한 개념을 소개하고, 당뇨병환자들의 건강한 자기관리를 위해 헬스리터러시의 중요성과 함께 헬스리터러시 향상 전략에 대해 논의하였다. 당뇨병환자의 헬스리터러시 향상을 위해 당뇨병교육자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 환자 중심의 교육 제공: 환자의 이해 수준에 맞춘 맞춤형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제공해야 한다.
• 지속적인 상담 및 지지 제공: 정기적인 상담을 통해 환자의 이해도를 확인하고, 필요한 정보를 반복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 지역사회 자원과의 연계 강화: 지역사회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환자가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가족 및 지지체계 활용: 가족과 지지체계를 활용하여 환자의 자기관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당뇨병관리에 있어 헬스리터러시는 핵심적인 요소로, 환자의 자기관리 능력과 건강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회복지사는 환자의 헬스리터러시를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개입을 통해 당뇨병관리의 효과를 높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헬스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당뇨병교육자의 개입은 환자의 자기관리 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 이용의 효율성 증대, 건강 불평등 해소 등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의료진과의 협력,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 정책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