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환자관리 활동 강화
본 시범사업에서는 환자관리를 위한 활동으로 다음의 3가지 전략을 강화하고자 한다.
첫째, 환자의 자가관리능력 향상을 위해 질환관리 및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교육을 강화한다.
여러 연구 등을 통해 당뇨병 환자의 자가관리능력 향상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밝혀져 있으나, 일차의료기관에서는 교육수가의 부재, 열악한 교육환경 등으로 환자교육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자교육의 대부분을 제공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이나 보건소 또한 일회성 교육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양적으로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없다(한국건강증진개발원 내부자료).
이에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는 2007년부터 고혈압ㆍ당뇨병 등록관리사업(2007년)과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2012년)을 통해 공공과 민간 각각의 영역에서 환자교육체계를 마련하고자 노력하였으나, 두 개 사업 모두 진료 받는 의원과 교육장소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실제 의뢰 환자의 교육수혜율은 약 10%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에 불과하였다.
앞서 선행된 사업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본 시범사업에서는 진료 의원에서 교육이 함께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의료환경을 변화시키고, 주 관리 의원에서 지속적인 환자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모델을 개발하여 추진 중에 있다.
또한, 당뇨병 관리에 있어 환자 본인의 자가관리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주변사람의 지지가 매우 중요하고, 성별ㆍ연령별 생활습관의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교육환경의 개선과 더불어 교육내용의 다양화 및 사회적지지 프로그램 개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취약계층의 경우 높은 소득수준의 사람들에 비해 자가관리능력이 떨어지고, 생활습관 실천 정도가 낮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취약계층 대상의 생활습관 실천방법 교육 및 동기부여, 심리적 지지를 위한 지원 등 적극적 개입(intervention)도 필요하다.
둘째, 환자의 포괄적 관리를 위해 환자교육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혈당수치 모니터링, 약물복용 여부 모니터링, 생활습관 실천 여부, 합병증 발생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
일상생활에서의 실천하고 있는 당뇨병 환자의 질환관리 정보를 의사가 파악하여 진료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현재 시범사업에서는 문자, 전화, 모바일 앱 등을 통해 환자의 정보를 제공받고 있으나, 향후 이를 얼마나 자동화된 정보로 받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관건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ICT),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를 활용한 비대면 환자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며, 공공 중심의 모바일 앱(APP) 개발보다 민간시장에서 개발된 다양한 환자관리ㆍ생활습관관리 앱을 활용하여 실효성 있는 서비스 플랫폼 구축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시행률을 높이고자 한다.
한국인의 경우 제2형 당뇨병 발생 후 첫 번째 합병증까지 평균 936일이 걸리고, 합병증이 진행될수록 발생하는 소요기간이 점점 단축되므로 당뇨병 관리 초기단계에서 미세혈관 합병증 검사 시행이 매우 중요하다[
4].
그러나 우리나라 일차의료기관에서의 미세혈관 합병증 검사 시행률은 55%로, 대학병원 검사 시행률(97.1%)의 약 56.6% 정도 수준이다[
5].
또한, 일차의료기관에서 당화혈색소 6.5% 미만으로 관리되는 환자비율은 22.5%로 대학병원(34.4%) 관리율보다 11.9%p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5].
이에 본 시범사업에서는 우선 합병증 검사 바우처 제공을 통해 미세혈관 합병증 검사 시행률을 높이고, 포괄평가 및 중간점검 시 족부검사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본 시범사업에서 6개월 이상 서비스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포괄평가 당시 당화혈색소 검사 시행률은 82.1%, 지질검사 67.0%, 단백뇨 검사 72.8%, 안저검사 28.1%, 족부검사 2.9%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합병증 검사 시행률을 지속적으로 유지ㆍ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일차의료기관 환경에 맞는 필수 합병증 검사항목을 선정하고, 현재의 수가보상, 바우처 제공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략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일차의료기관의 합병증 검사에 대한 환자의 신뢰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2018)에서 수행한 당뇨병 환자 대상의 초점그룹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 FGI) 결과를 살펴보면, 복합질환이나 합병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병원에 다니는 이유로 합병증 검사방법 및 결과에 대한 신뢰성, 합병증 의심 시 타 과 진료의뢰 신속성으로 응답한 경우가 많다.
당뇨병 환자의 약 70%가 일차의료기관을 이용한다고 보고되어 있지만, 일차의료기관의 검사 및 관리체계에 대해 어떻게 질을 향상할 것인가는 숙제로 남아 있다[
6].
2. 팀 기반 환자관리
Bodenheimer 등[
7]은 일차의료에서의 성과를 내기 위한 기본요소 중 ‘Team-Based Care’, ‘Comprehensiveness and Care Coordination’, ‘Template of the Future’ 등 3개 요소에서 팀 기반 환자관리와 케어코디네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팀 기반의 환자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결과에서 알 수 있는데, 특히 Steinsbekk 등[
8]의 연구결과에서 팀 기반의 환자교육 시 당화혈색소 수치가 0.87% 감소하고, 환자의 자가관리능력 및 질환관리 지식이 향상되었다고 한다.
당뇨병 관리에 있어 의사뿐만 아니라 케어코디네이터와 함께하는 팀 기반의 환자관리가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일차의료기관의 진료환경 상 자발적으로 이러한 환자관리체계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본 시범사업에서는 간호사, 영양사 중심의 케어코디네이터 직군을 제시하여 의사, 간호사, 영양사가 각각의 역할에 따라 체계적으로 환자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일차의료기관에서의 주요 직무를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현재 케어코디네이터의 주요 직무는 환자교육 위주이지만 향후 일차의료기관에서 수용 가능한 다양한 직무를 개발하고, 케어코디네이터 간 협업의 실질적인 사례 들을 발굴하여 확산하고자 한다.
이러한 케어코디네이터 활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직무 개발과 함께 서비스 제공인력의 역량강화가 중요하다. 일차의료기관에 대한 환자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환자의 자가관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교육내용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질환관리 및 생활습관 관리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환자에 대한 심리적 지원, 환자의 교육수준, 연령 등을 고려한 교육내용 전달능력 등 기존 의학적 역량 이외 다양한 역량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3. 민간-공공 협력을 통한 당뇨병 환자관리 강화
혈당 조절이 안 되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지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요인, 심리적 요인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ㆍ심리적 요인에 대한 문제해결은 일차의료기관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현실이며, 지역사회 기반의 민간-공공 연계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9].
본 시범사업에서는 민간-공공 협력 강화를 위해 환자의 생활습관 교육, 신규환자 중 약물치료 전단계인 환자 대상의 생활습관 관리 등 지역사회 내 일차의료기관과 보건소 간 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있으며, 단순 민-관 협력ㆍ연계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내 자발적 연계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지역단위의 보상체계, 지역의사회 지원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만성질환관리의 지역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서는 중앙정부, 지방정부(보건소), 한국건강증진개발원ㆍ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유관기관, 의료계 등의 적극적 관심과 활동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아직 우리나라는 보건분야에서의 거버넌스 구축요소에 대해 연구된 결과가 없으므로 본 시범사업을 통해 만성질환관리를 위한 지역 거버넌스 구축요소를 체계화하고, 구체적 실행과제들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