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형당뇨병은 다양한 병태생리와 이질적인 임상양상을 가지며, 환자의 기대여명, 동반질환, 사회경제적 여건 등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져야 하는 복합적인 만성질환이다. 약물치료의 목표는 단순한 혈당조절을 넘어 합병증 예방과 동반질환 관리, 삶의 질 향상까지 포함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기전의 혈당강하제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면서 약물 선택에 있어 보다 정교한 환자 맞춤형 접근(person-centered approach)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1]. 이번 2025 당뇨병 진료지침 제9판의 2형당뇨병 약물치료 파트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심혈관 및 신장 합병증, 지방간과 같은 동반질환의 관리, 과이화 상태 및 췌도부전 환자의 적절한 인슐린치료, 혈당조절 목표의 조기달성을 위한 강화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2]. 또한 치료적 관성(therapeutic inertia)을 최소화하고자 하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경구 4제병용요법을 하나의 치료 전략으로 제시하였다. 특히, 기존에 초치료 약제로 권고되어 온 메트포민에 대해서도 더 이상 유일한 일차약제로 권고하지 않고,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선호를 반영한 공유 의사결정(shared decision-making)을 통해 약물을 선택할 것을 권고하였다. 본 종설에서는 2025 당뇨병 진료지침 중 2형당뇨병 약물치료 지침의 주요 개정사항에 대해 기존 권고와의 차이점, 개정 배경 및 임상적 함의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본론
1. 당뇨병 약물치료 결정 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
당뇨병 약물치료는 단순히 혈당 수치에만 근거하여 결정되어서는 안 되며, 환자의 다양한 임상적 특성과 사회적 여건을 포괄적으로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혈당조절 목표는 환자의 기대여명, 신체 및 인지기능, 동반질환 등에 따라 개별화해야 하며, 약물치료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충분한 효과를 가진 약물을 선택하고 치료적 관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약물치료의 모든 단계에서 생활습관 개선과 당뇨병자기관리 교육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그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약물 선택 시에는 죽상경화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신장질환 등 주요 동반질환의 존재 여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들 동반질환은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이자 사망원인이며, 특정 계열의 당뇨병 약물들이 이들 질환의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질환에 대해 이득이 입증된 약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와 함께, 체중에 대한 영향, 저혈당 위험, 부작용 발생 가능성, 약제의 복용 방식과 복약 순응도, 비용 등의 요인도 개별 약물의 특성과 치료 수용성 측면에서 반드시 평가되어야 한다. 특히 주사제나 병용요법을 고려할 경우에는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며, 환자의 선호도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치료를 단순화할 필요도 있다. 또한 교육 수준, 의료 접근성, 가족 및 사회지지 체계, 고용 상태, 경제적 부담과 같은 건강에 대한 사회결정요인(social determinants of health)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한 환자-의료진 간의 공유의사결정을 통해, 환자의 삶의 질과 치료 지속 가능성을 아우르는 최적의 약물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2. 과이화증상 및 췌도부전 상태에서의 인슐린치료
인슐린치료는 과거에는 고혈당이 심하거나 경구약제 사용에도 혈당조절이 충분하지 않을 때 고려하는 전략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인슐린치료의 기준과 적용 범위에 대해 임상 상황 중심의 유연한 접근을 제시하였다. 우선 기존에 “고혈당으로 인한 증상”으로 표현했던 체중감소, 다음, 다뇨 등의 증상을 고혈당 상태에서 이러한 증상들이 발생하는 병태생리를 고려하여 과이화증상(hypercatabolic symptom)으로 명시하였다[
3]. 또한 기존에는 당화혈색소 9.0% 이상이면서 이러한 증상을 동반한 경우에 인슐린치료를 권고했으나[
4], 이번 개정에서는 당화혈색소 수치와 무관하게 과이화증상이 있는 경우 인슐린치료를 고려하도록 권고하였다. 실제로 당화혈색소가 9.0% 미만이라 하더라도 전형적인 과이화증상이 있는 경우 인슐린치료가 필수적일 수 있으며, 반대로 당화혈색소가 9.0% 이상이더라도 과이화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경구약제 병용만으로도 혈당조절이 가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구분하여, 과이화상태(hypercatabolic state)에서는 당화혈색소 수치와 관계없이 인슐린치료를 즉시 고려해야 함을 명시하였다. 이와 더불어 당화혈색소가 9.0% 이상(또는 그 이하라고 하더라도)이면서 과이화증상이 없는 경우라도 조기에 혈당조절 목표를 달성하고 당뇨병의 장기적인 임상경과를 개선하기 위해 초기부터 인슐린을 포함한 주사치료가 가능함을 알고리듬(
Fig. 1)에 제시하였다. 또한 1형당뇨병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2형당뇨병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능이 현저히 저하되어 다회인슐린요법이 필요한 췌도부전(islet failure) 상태로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는 모든 당뇨병환자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며, 췌도부전 환자에서 인슐린치료가 과도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췌도부전 환자들도 강화 인슐린요법이 필수적인 만큼, 전문적인 교육이 동반된 당뇨병 기술기반 치료(예: 연속혈당측정, 자동인슐린주입 등)의 적극적 활용도 고려해야 한다[
5].
Fig. 1.
Treatment algorithm for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mellitus.
Adapted from the article of Kang et al. [
2] (Diabetes Metab J 2025;49:582-783)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Commercial 4.0 International (CC BY-NC 4.0) license.
FRC, fixed-ratio combination; GLP-1RA, 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 DPP4i, dipeptidyl peptidase-4 inhibitor; TZD, thiazolidinedione; SGLT2i, 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inhibitor; α-glucosidase-i, α-glucosidase inhibitor; OADs, oral antidiabetic drugs; CVD, cardiovascular disease; MDI, multiple daily injection; ASCVD,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HF, heart failure; CKD, chronic kidney disease.
3. 혈당관리 전략의 변화
2025년 개정 약물치료 알고리듬에서는 혈당관리 전반에 있어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전략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특히 진단 초기부터 혈당조절 목표 달성을 위한 강화된 치료전략이 제시되었으며, 다양한 임상 상황에서의 유연한 약제선택과 조기 병용요법이 강조되었다. 초기 치료 시점부터 경구 2제 또는 3제병용요법이 가능하며, 필요 시 gluca-gon-like peptide-1 (GLP-1)수용체작용제나 인슐린을 포함한 주사치료도 병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2형당뇨병 환자의 1차 약제로 메트포민만을 우선 권고하지 않기로 하였다. 오랜 기간 사용되어 온 메트포민은 우수한 혈당강하 효과와 안전성, 경제성이 입증되어 있어 여전히 주요 약제로 활용 가능하지만[
6], 다양한 계열의 혈당강하제가 사용 가능해진 현재의 임상 상황에서는 환자별 최적의 약제 선택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환자의 특성과 선호, 치료수용성, 의료현장의 진료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향성이 이번 지침에 반영되었다.
한편 이번 개정 알고리듬에서는 그간 진료지침에서 명확히 언급되지 않았던 경구 4제병용요법의 임상적 적용 가능성이 새롭게 기술되었다. 최근 국내 연구결과들을 기반으로, 경구 3제병용요법으로 혈당조절이 어려우면서 주사치료가 어려운 경우 경구 4제병용요법도 충분한 혈당강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7]. 특히 주사제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나 치료적 관성이 여전히 강한 국내 진료 환경을 고려할 때, 주사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경구 4제병용요법을 활용하여 불필요한 치료강화의 지연을 줄이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전략을 명확한 권고문 형태로 제시할 경우 인슐린치료의 지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알고리듬과 본문 해설에서 경구 4제병용요법의 적용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여 실제 진료현장에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장기간 혈당조절 목표가 유지되고 생활습관 관리 역시 잘 이루어지는 경우 의료진의 충분한 감시하에 약물의 단계적 탈강화(deintensification)도 가능한 치료 전략으로 제시되었다. 이는 약물 부담을 줄이고 저혈당 등의 부작용 위험을 낮추는 효과뿐 아니라, 치료 강화 계획 단계에서 탈강화 가능성에 대해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할 경우 약물 순응도를 높이고 생활습관 관리에 대한 동기 부여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8]. 이처럼 2025 당뇨병 진료지침은 2형당뇨병 약물치료에 있어 단순히 치료 실패에 따라 단계적으로 약제를 추가하는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진단 초기부터의 적극적 강화요법, 환자 개별 특성 및 치료 수용성을 반영한 유연한 전략, 그리고 의료현장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고려한 현실적인 방침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4. 동반질환에 따른 약제 선택
최근 대부분의 국제적인 당뇨병 진료지침들은 심혈관질환 및 만성신장질환을 포함한 동반질환을 중심으로 약물치료의 선택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2025 당뇨병 진료지침 중 2형당뇨병 약물치료의 동반질환 관리에 대한 지침 역시 이러한 주요 국제 진료지침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국내 진료 현실에 맞춘 실질적인 진료지침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우선 심부전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혈당 수치와 관계없이 sodium glucose cotransporter 2 (SGLT2)억제제를 우선 고려하도록 하였다. 특히 박출률보존심부전의 경우, 최근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일부 GLP-1수용체작용제에서도 유익한 결과가 보고됨에 따라[
9], SGLT2억제제 사용이 어렵거나 금기인 경우 GLP-1수용체작용제도 치료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우리나라에서 유병률이 높고 그동안 주요 심혈관합병증 중에서 독립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허혈뇌졸중을 별도로 분류하고, 이득이 입증된 GLP-1수용체작용제 및 싸이아졸리딘다이온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한 점이다[
10,
11]. 한편, 비만과 대사이상지방간질환과 같은 2형당뇨병의 주요 대사 관련 동반질환 역시 최근 유병률 증가와 관련 치료제의 출시로 인해 관리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에 대한 이득이 입증된 GLP-1/GIP (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이중작용제, GLP-1수용체작용제, 싸이아졸리딘다이온 등의 약물에 대한 권고가 반영되었다[
12,
13]. 다만, 이번 진료지침 개정에서는 비만 및 대사이상지방간질환에 대한 약물 선택이 2형당뇨병 약물치료 알고리듬에는 반영되지 않았으며, 이를 통합한 알고리듬은 향후 별도의 성명서(statement)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결론
최근 개정된 2025 당뇨병 진료지침 중 2형당뇨병 약물치료 지침은 환자 중심의 접근을 보다 구체화하고 실질적인 진료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제시하였다. 먼저, 약물치료 결정 시 단순히 혈당 수치가 아닌 환자의 기대여명, 기능 상태, 사회경제적 여건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야 함을 명확히 하였으며, 공유의사결정을 통한 개별화된 치료설계를 강조하였다. 둘째, 과이화증상 및 췌도부전 상태에서 인슐린치료의 필요성을 당화혈색소 수치와 무관하게 판단하도록 새로운 기준을 도입하여, 치료의 적시성과 효과성을 개선하고자 하였다. 셋째, 혈당조절 전략에 있어서도 기존의 단계적 접근에서 벗어나 초기부터 병용요법, 주사치료가 가능하도록 하고, 상황에 따라 경구 4제병용요법도 가능하도록 유연화하였다. 마지막으로 심혈관질환 및 만성신장질환, 뇌졸중, 비만, 대사이상지방간질환 등 주요 동반질환에 대한 계열별 약물 선택 권고를 명확히 하여 동반질환에 대한 통합 치료전략을 강화하였다. 이러한 변화들은 국제적 진료지침과의 일관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국내 진료 환경에 맞춘 현실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려는 접근의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