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나 혼자 산다’,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관찰 예능의 프로그램명이다. 혼자 사는 것을 우리는 더 이상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중은 점차 증가하여 2005년 전체 가구의 20.0%였던 1인 가구 비중이 2022년에는 34.5%까지 증가하였다[
1]. 이는 전 세계적인 추세로, 경제협력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주요국의 1인 가구 비중을 보면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의 1인 가구 비중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30%를 넘었고 독일과 스웨덴은 40%를 넘어섰다[
2]. 우리나라 1인 가구의 성별 및 연령대별 비중을 살펴보면, 2022년도 기준 29세 이하는 남성 19.5%, 여성 18.9%, 30∼39세는 남성 22.0%, 여성 12.7%, 40∼49세는 남성 16.5%, 여성 9.5%, 50∼59세는 남성 17.6%, 여성 12.7%, 60∼69세는 남성 15.1%, 여성 18.3%, 70세 이상은 남성 9.3%, 여성 27.9%로, 남성의 경우 39세 이하의 비중이 높은 데 반해 여성은 60대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높아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남성과 여성의 연령별 분포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1].
그리고 예상대로 독거 여부에 따라 구성원의 건강 행동 및 건강 상태에 차이가 있었다. 2022년 통계청 조사에서 1인 가구의 건강관리 실천율은 아침식사 58.5% (전체 인구: 64.2%), 적정 수면 76.7% (전체 인구: 80.5%), 규칙적 운동 45.2% (전체 인구: 45.5%), 정기 건강검진 82.3% (전체 인구: 85.1%)로 1인 가구의 건강관리 수준이 전체 인구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반면, 1인 가구의 유병률은 38.3%로 전체 인구의 26.5%에 비해 11.8% 높았고, 평균 유병일수도 1인 가구 10.9일로 전체 인구의 9.6일보다 1.3일 더 길었다[
2]. 또한 1인 가구 2형당뇨병 환자의 경우 혼자 살지 않는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20% 높았으며, 이러한 연관성은 남성, 저연령층, 저소득층, 독거 기간이 길었을 때 더 두드러진다고 하였다[
3].
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의 비중과 불량한 건강 상태 및 높은 사망률을 고려하면 당뇨병환자의 관리에 있어 1인 가구의 건강 및 영양 상태를 이해하고 맞춤관리를 하는 것이 1인 가구 당뇨병환자의 혈당관리에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본론
1. 1인 가구와 당뇨병
가구 형태와 당뇨병 발병이 관련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당뇨병 발병 위험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건강보험공단에서 2009년에서 2012년 사이에 건강검진을 받은 40∼64세 성인을 2015년 12월 31일까지 추적 조사한 결과에서 1인 가구의 2형당뇨병 발병 위험이 다른 가구 구성원이 있는 경우보다 8% 높았다고 하였으며, 이러한 연관성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고연령층보다 저연령층에서, 그리고 소득이 낮을수록 더 강하게 나타났다[
4]. 그리고 2023년 9월까지 발표된 연구들을 검색하여 5개의 전향적 코호트와 3개의 후향적 코호트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는 1인 가구의 2형당뇨병 발병 위험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것과 비교했을 때 24% 높게 나타났으나, 성별 간에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5].
당뇨병 발병 위험과 마찬가지로 가구 형태는 당뇨병환자의 혈당관리 성적과 관련이 있는데, 2023년 질병관리청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기반으로 분석한 당뇨병 관리지표 심층보고서에서는 30∼49세의 남성 1인 가구에서 2인 이상의 가구에 비해 2.83배 당뇨병 조절이 안 된다고 하였다[
6]. 이처럼 1인 가구에서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으며, 당뇨병 진단 이후에도 혈당조절이 불량한 것을 알 수 있어 당뇨병의 예방 및 관리를 위해 1인 가구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2. 1인 가구의 식품 및 영양소 섭취 현황
1인 가구의 어떤 식품 및 영양소 섭취 특성이 당뇨병 발병 혹은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국내 연구 위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5년에서 2017년의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1인 가구의 거주 지역별(농촌, 소도시, 대도시) 식이 요인과 비만, 고혈압, 당뇨병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모든 거주 지역에서 아침식사 결식 여부와 저염식 미준수 여부가 당뇨병 유병 여부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7]. 국민건강영양조사 제7기 1차년도 자료를 이용하여 1인 가구와 다인 가구의 2형당뇨병 위험인자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1인 가구와 다인 가구 간 당뇨병 위험인자의 가장 큰 차이는 1인 가구에서만 유의성을 보인 아침식사 결식과 신체활동 여부라고 하였다[
8]. 아침식사 결식이 2형당뇨병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로 Bi 등[
9]의 메타분석에서는 아침식사 결식이 2형당뇨병 발생 위험을 코호트 연구 기준 21%, 횡단면 연구 기준 15% 높인다고 하였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아침식사 결식은 당뇨병관리에 중요한 요소로 생각된다.
당뇨병환자이면서 동시에 1인 가구의 섭취 현황에 대한 연구는 아직 한정적이다. 따라서 1인 가구의 섭취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국내 1인 가구의 식품 및 영양소 섭취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4년에서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로 1인 가구와 다인 가구의 영양소섭취, 식사행동 및 식품섭취빈도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남성 1인 가구에서 다인 가구에 비해 식이섬유와 니아신 섭취율은 낮은 반면에 철의 섭취율은 높았고, 19∼29세의 1인 가구에서 다인 가구에 비해 식이섬유 섭취가 낮았으며, 아침 결식률이 19∼29세의 1인 가구에서 다인 가구에 비해 높았다[
10]. 식품섭취빈도는 1인 가구에서 쌀밥의 섭취빈도가 높은 데 반해 잡곡밥은 다인 가구에서 섭취빈도가 높았다[
10]. 김치류, 과일, 우유는 1인 가구의 섭취빈도가 다인 가구에 비해 낮았고, 라면ㆍ컵라면, 햄버거ㆍ샌드위치, 탄산음료 등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의 경우 1인 가구가 다인 가구에 비해 섭취빈도가 높았다[
10]. 비슷하게 2017년에서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로 가구 유형과 건강 식생활 실천 간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1인 가구의 건강 식생활 실천율, 포화지방산 지표 실천율, 과일ㆍ채소 지표 실천율이 다인 가구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11].
최근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정간편식의 이용 실태를 만 19세에서 39세 미만의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는 예상대로 1인 가구의 가정간편식 섭취빈도가 2인 가구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고, 1인 가구에서 2인 가구보다 더 편식을 하며, 다인 가구에 비해 더 짜게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12]. 이처럼 1인 가구의 섭취 패턴은 아침식사 결식이 많으며, 가정간편식이나 가공식품 등의 고열량 및 고포화지방산, 고나트륨 함유 식품의 섭취빈도가 높고, 잡곡이나 과일 등 식이섬유 섭취는 적은 특징을 보여 전반적인 식사의 질이 낮은 것으로 생각된다.
3. 1인 가구 당뇨병환자의 식사관리
하루 중 1인 가구 당뇨병환자는 다양한 상황과 환경에서 식사를 섭취하게 된다. 그때마다 상황에 맞는 선택과 고려를 함으로써 혈당관리에 있어 가장 최선의 식사를 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Table 1).
Table 1.
Example of daily meal plan for a single-person household
Meal |
Location |
Menu |
Tips |
Breakfast |
On the way to work |
• Sandwich |
• Reduce the sauce and add more vegetables |
• Coffee |
• No added sugar or cream |
Lunch |
Restaurant |
• Seafood noodles |
• Prepare your own plate. Eat the right amount of noodles on the plate. |
• Do not eat or drink the remaining broth; leave it aside |
Dinner |
Home |
• Instant rice |
• Buy instant rice as multigrain rice |
• Galbitang (ready to cook) |
• Before eating, put radish, green onion, etc. in galbitang and boil it for a while |
1) 아침식사 섭취
아침부터 한식으로 식사를 준비하고 섭취하는 것이 힘들다면 부담 없는 간편식으로 아침식사를 시도해본다. 편의점이나 빵집 등에서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 등을 구매하거나 혹은 집에서 고구마나 과일, 유제품을 조합하여 아침식사를 챙겨보도록 한다. 이때 가능한 한 탄수화물 함량이 적절하고, 나트륨이나 포화지방산은 적으며, 식이섬유는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구성을 하면 더욱 건강한 아침식사가 가능하겠다.
2) 건강한 가정간편식 이용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020년에 식단형 식사관리식품 유형을 신설하여 당뇨병환자용 식단형식품의 기준을 정한 바 있다. 최근 이 기준에 맞춘 가정간편식이 출시되고 있으므로 제품 구입 시 이를 고려하도록 한다.
• 당뇨병환자용 식단형 식품 기준: 포화지방산 유래 열량은 총 열량의 10% 미만, 단당류 및 이당류 유래 열량은 총 열량의 10% 미만.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을 균형 있게 섭취할 수 있도록 제조하여야 하며, 단백질은 18 g 이상, 나트륨은 1,350 mg 이하.
3) 나트륨은 줄이고, 식이섬유는 늘리기
① 나트륨 줄이기
나트륨은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 8판에서 1일 2,300 mg 이내를 권고하였고, 2020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서도 만성질환 위험감소 섭취량으로 1일 2,300 mg 이내 섭취를 제시하고 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 제품 포장 내 영양성분 표시의 함량을 확인하여 나트륨이 적은 제품을 선택하고, 나) 면이나 탕류 섭취 시에는 앞접시를 사용하여 건더기 위주로 적량을 덜어 먹고 국물이나 소스는 남기며, 다) 신선식품 위주로 음식을 선택한다.
② 식이섬유 늘리기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 8판에서 탄수화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류, 콩류, 채소, 생과일, 유제품의 형태로 섭취할 것을 권고하였고, 2020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서는 성인의 식이섬유 충분 섭취량으로 20∼30 g/day를 제시하였다. 식이섬유 섭취량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서는 가) 즉석밥 구입 시 쌀밥 대신 잡곡밥으로 선택하고, 나) 도시락, 삼각김밥 등의 즉석섭취식품에 채소가 부족하므로 샐러드 등의 신선편의식품을 같이 구입하며, 다) 즉석조리식품을 이용할 때는 가정에 있는 여러 가지 채소를 추가하여 같이 조리하도록 한다[
13].
결론
영국 당뇨병학회 홈페이지를 보면 1인 가구 당뇨병환자를 위해 1인분의 식사준비에 대한 지침과 1주간의 식사계획표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의 1인 가구 비중은 2020년 31.1%로 우리나라 2022년 34.5%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당뇨병환자의 식사교육 및 관리가 가족(동거인)을 포함한 환경을 기본으로 가정하고 진행해왔다면, 이제는 1인 가구만을 대상으로 하는 당뇨병환자 교육 및 관리를 위한 프로토콜(protocol)과 교육자료 개발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