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저혈당 경험과 저혈당에 대한 두려움은 당뇨병자기관리의 큰 방해요인이 된다. 심한 야간저혈당을 경험한 환자는 매일 필요 이상의 음식섭취를 하여 혈당 수치를 높인 후 잠들기도 하고 저혈당에 대한 걱정으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1]. 적절한 저혈당 관리를 하지 않으면 저혈당과 고혈당이 반복되어 혈당 관리가 되지 않고, 당뇨병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지며[2], 저혈당이 심한 경우 인지기능장애, 심혈관 질환 및 사망의 위험을 높인다[3].
저혈당은 1단계 주의가 필요한 저혈당(54 mg/dL 이상 70 mg/dL 미만), 2단계 임상적으로 명백한 저혈당(54 mg/dL 미만), 3단계 중증저혈당(특정 포도당 역치 수준 없음)으로 세분하기도 하는데, 주의가 필요한 저혈당이 발생하면 식은땀, 떨림, 집중이 안 되고 멍한 느낌, 몸의 조절에 장애가 나타나지만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경구로 저혈당 응급식품을 섭취하면 회복이 된다. 임상적으로 명백한 저혈당은 의식혼란, 기면을 야기하며, 심하면 의식을 잃어 스스로 대처가 안 되므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4].
1단계 주의가 필요한 저혈당 단계에서 저혈당 증상을 빨리 인지하고 저혈당 응급식품을 섭취하면 회복이 되지만, 저혈당 증상임을 알지 못하여 조치를 제때 취하지 않아 의식을 잃고 응급실을 방문하는 사례를 종종 보기도 한다. 한 연구에서 저혈당으로 119에 신고하는 환자들의 응급실 도착 전 혈당은 31∽50 mg/dL 수치가 59.4%, 30 mg/dL 이하를 나타낸 수치가 25.2%에 달하였다고 한다[5]. 빠른 시간 내에 포도당 정맥 투여를 받은 환자는 의식 회복이 빠른 반면 포도당 투여가 늦어진 환자들은 의식이 악화된다[6]. 또한 예방이 가능한 질환의 응급실 방문 시 의료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도 있다. 한국당뇨병프로그램(Korea National Diabetes Program, KNDP)에 등록된 2형당뇨병 환자 4,350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자료 분석 결과 당뇨병환자 중 저혈당 발병 환자는 저혈당이 없는 환자에 비해 병원방문 횟수가 더 많고, 재원기간이 길며, 의료비 지출이 두 배 정도 많았다[7].
따라서 중증저혈당을 경험한 환자는 환자의 삶의 질 저하 문제뿐만 아니라 의료사회적 비용 증가 측면에서도 저혈당이 재발하지 않도록 보건의료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론
1. 저혈당 예방 교육
당뇨병교육을 처음 받는 환자에게 저혈당 관련 교육이 필수이며,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인슐린을 투여할 때는 특히 저혈당 위험이 있으므로 저혈당의 정의, 증상, 예방 및 관리 교육이 동반되어야 한다.
2. 저혈당 관리 교육
1) 저혈당 대처 방법
저혈당 증상이 발생하면 저혈당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혈당을 측정한 후 저혈당이면 단순당 15∽20 g을 섭취한다.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단순당이 어떤 식품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단순당 식품의 종류와 섭취량을 예를 들어서 설명한다. 단, 의식이 혼미하거나 의식이 없는 환자는 억지로 먹이지 않고 119에 연락을 하여 응급실로 오도록 교육한다.
저혈당 응급식품을 섭취 후 15분 뒤 재측정하여 혈당이 상승하였어도, 단순당으로 올린 혈당은 1시간 내에 다시 떨어질 수 있으니 저혈당의 재발 방지를 위해 식사를 하거나 간식을 섭취하도록 교육해야 한다[8].
2) 저혈당과 운전
혈당이 45 mg/dL까지 감소했다면 대처를 잘해도 인지능력 회복에 40분에서 1시간 10분 정도 걸리므로 운전 등의 위험한 조작을 피하도록 교육한다[4].
당뇨병환자가 운전을 할 때에는 혈당이 80 mg/dL 미만인 경우 운동기능장애가 발생하며 운전하는 동안 혈당이 빠르게 감소할 수 있으므로 장거리 운전 전에는 혈당을 측정하고 차량 내에는 손쉽게 닿을 수 있는 곳에 당질이 함유된 음식을 비치해두어야 하며 저혈당이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는 운전하지 않아야 한다[4].
3) 목표혈당치 조정
저혈당무감지증이 있는 인슐린투여 환자, 3단계 저혈당 경험 환자, 설명할 수 없는 2단계 저혈당 패턴이 있는 환자들은 저혈당 예방을 위해 수주 동안 목표혈당치를 상향 조정하여 저혈당무감지증을 감소시키고 저혈당을 예방할 수 있다[8].
3. 저혈당 위험 요인 파악
2) 인슐린
인슐린을 오랜 시간 투여한 것은 저혈당의 위험인자이다[13]. 당뇨교육실에서 자주 보는 인슐린투여로 인한 저혈당 원인 중 하나는 초단기작용 성분이 포함된 인슐린을 식사시간과 상관없이 주입하는 것이다. 인슐린의 효과 발현시간과 지속시간을 모르는 채 약물을 투여하는 환자들이 많으므로 인슐린처방이 변경될 때 인슐린투여시간에 대한 교육이 함께 필요하다.
3) 식사
식사 시 영양소 구성을 확인한다. 식사시간이 불규칙하거나 탄수화물 섭취량이 감소한 경우 저혈당이 오기 쉬우며, 탄수화물을 먹지 않는데 식사 볼러스인슐린을 투여하는 경우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또한 탄수화물 위주의 저녁식사 후에도 야간저혈당을 경험할 수 있다.
4) 운동
아침 공복에 운동을 하지 않도록 교육한다. 운동 전에는 혈당을 측정하도록 하며 운동 중에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혈당을 측정하도록 한다. 인슐린용량은 운동 전 감량이 필요하고 인슐린용량을 줄이지 않고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운동 중 탄수화물을 추가 섭취할 필요가 있다. 식전 초단기작용인슐린투여 후 90분 이내에 운동을 시작할 경우 저강도 운동을 30분 정도 지속한다면 식사 인슐린용량을 25%, 중강도 운동을 30분 지속한다면 50% 감량하는 것이 권장된다[4].
5) 알코올 섭취
알코올 섭취는 포도당신생 과정과 당원분해 과정에 영향을 주어 저혈당을 초래할 수 있다[14]. 음주력을 문진하고 알코올이 저혈당 위험을 높이는 이유를 설명하며 가급적 금주하도록 격려한다. 당뇨병환자가 알코올을 섭취할 때는 일정량의 탄수화물이 포함된 식사와 함께 하도록 교육한다.
4. 잦은 중증저혈당 경험 환자 교육
1) 글루카곤
2단계 또는 3단계 저혈당 위험이 있는 환자는 글루카곤을 처방 받아 비상용으로 구비하는 것이 추천된다. 글루카곤은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사용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으며 의료인에만 사용을 제한하지 않는다[8]. 그러나 글루카곤 주사제는 일반인이 사용법을 미리 숙지하고 연습하지 않으면 투여가 어렵고 투여를 하더라도 제대로 된 용량이 투여되지 않을 수 있다. 국외에서는 콧속에 뿌리는 글루카곤 제제인 바크시미(Baqsimi)가 상용화되어 사용 중이다. 환자가 흡입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콧속에 스프레이로 뿌리면 글루카곤 성분의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응급상황에서 쉽게 저혈당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15]. 바크시미는 4세 이상에서 사용이 권장된다.
3) 센서강화인슐린펌프
야간저혈당이 반복되고 있다면 야간저혈당을 방지하고 혈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센서강화인슐린펌프(sensor augmented insulin pump) 치료를 고려한다. 센서강화인슐린펌프를 사용하면 혈당 변화 패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저혈당에 도달하기 전 자동으로 인슐린을 일시중단하고 재투여할 수 있다[17].
결론
중증저혈당증은 저혈당 경험이 있고 인슐린치료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흔하다[13]. 저혈당이 나타나면 인지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는 목표혈당치를 지나치게 낮게 정하지 않아야 한다[3].
한 의료진이 환자의 저혈당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현재 식사구성 및 식사시간, 간식, 운동, 수면시간, 근무시간, 혈당 수치 패턴, 투여 약물, 음주력, 기저질환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문진이 필요하므로 진료 및 교육 상담시간이 상당히 많이 소요된다. 그래서 간혹 저혈당에 대한 응급치료만 이루어지고 저혈당 예방을 위한 교육이 적절하게 시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저혈당은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고 당뇨병환자의 사망률과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저혈당이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고 교육을 하지 않으면 재발의 우려가 있으므로, 저혈당을 발견한 모든 접점의 의료진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환자와 보호자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