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Diabetes > Volume 24(1); 2023 > Article
당뇨병 2차대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Abstract

The prevalence of diabetes in Korea is increasing and presents significant challenges to the healthcare system, the economy, and society. Some experts had predicted that the number of patients with diabetes would exceed 6 million by 2050, but this number has been reached three decades earlier than expected in Korea. This tremendous increase is due to accumulation of diabetic patients as the population ages and obesity prevalence rapidly increases. According to the Diabetes Fact Sheet of 2022, the percentage of people with diabetes was more than 30% in the population older than 65 years. To address these challenges, preemptive strategies such as rigorous screening and risk stratifications are necessary. The Korean Diabetes Association has lowered the age for diabetes screening from 45 to 35 years. In support of this, young-onset diabetes is more threatening than that in older people due to higher glucose level at diagnosis, greater obesity, and poor adherence. To prevent diabetes, appropriate education and publicity programs for proper eating habits and increased physical activity are needed. Awareness must be increased on the importance of proper care in young-onset diabetes. In conclusion, the increase in diabetes in Korea is a significant health issue that requires urgent attention.

‘당뇨대란’의 역습

2005년 한 일간지의 헤드라인으로 등장해 세간에 널리 회자되었던 ‘당뇨대란’이란 용어는 학계뿐 아니라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기며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1]. 기사 속에는 ‘당뇨 쓰나미’라는 다소 선동적인 단어들도 쓰였지만 당시 급격하게 늘고 있던 당뇨병환자의 증가세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는 새로 당뇨병으로 진단 받은 환자수가 1999년 연간 40만 명이었던 것이 불과 4년이 지난 2003년 매년 5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빠른 속도로 발생률이 증가하는 전대미문의 절박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2007년 대한당뇨병학회 산하 당뇨병 기초통계연구 태스크포스팀(위원장: 백세현 교수)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기준 유병률은 전 인구의 5.92%로 약 280만 명이었다[2]. 연구진들은 우리나라의 당뇨병유병률이 증가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져 당시 추산으로 2010년 351만 명, 2020년 455만 명, 그리고 2030년에는 545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2년 처음 발간되었던 Diabetes Factsheet in Korea (DFS)에서도 2010년 기준 당시 320만 명이던 당뇨병환자가 2050년이 되면 2배로 증가해 약 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3]. 하지만 DFS를 발간한 지 10주년이 되는 2022년 현재 대한민국의 30세 이상 당뇨병환자는 약 600만 명에 이르렀고, 이 수치는 40년이 지나야 도달하리라 생각했던 예상을 30년이나 앞당기게 되었다[4]. 빠른 속도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은 18년 전의 당뇨병 대란보다 훨씬 엄중하고 심각한 2차 ‘당뇨병 대란’이라 할 수 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당뇨병전단계로 추정되는 인구가 1,497만 명으로 10명 중 4명(44.3%)이 당뇨병 및 연관 합병증의 잠재적 위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금의 엄중한 현실 속에 2022년 11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기념하여 대한당뇨병학회가 주최한 국회토론회에서도 ‘당뇨병 2차대란, 위기관리를 위한 정책포럼’이라는 제목으로 정부와 국민을 향해 사태의 심각성과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경고한 바 있다.

본론

1. 당뇨병 2차대란, 무엇이 문제인가?

당뇨병 인구의 증가는 개인의 건강 문제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 부담의 증가로 이어져 공동체 기능의 쇠퇴로 이어질 수 있다. 2022년 DFS에 의하면 혈당조절상태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데, 학회 진료지침에 명시된 혈당조절 기준인 당화혈색소 6.5% 미만인 비율은 전체 25% 내외이며, 7%를 기준으로 할 경우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4]. 8% 이상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5명 중 1명 꼴인데, 장기적으로 합병증의 위험이 올라간다. 당뇨병환자는 정상인 대비 전체 사망뿐 아니라 심뇌혈관질환과 암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이 30~60% 유의하게 증가했고 이 외 심부전, 말기신질환, 특정 암종의 발생 위험이 높다. 우리나라 통계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 2019년 당뇨병 연간 비용은 182억 9천3백만 달러로 추산했고, 이는 평균 1인당 4,090달러 정도였다. 의료비의 손실뿐 아니라 생산성 손실도 17.9%에 이르며 입원이 필요할 경우 비용이 10배 이상 소모되었다. 또한 동반된 합병증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비용이 증가하는데, 3개 이상의 합병증을 동반 시에 인당 연간 11,965달러가 소요되어 합병증이 없는 경우보다 거의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따라서 당뇨병 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의료자원의 빠른 소모와 경제성 면에서 큰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

2. 왜 이렇게 빨리 증가하게 되었나?

당뇨병환자의 폭발적인 증가는 고령화와 연관이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로, 2025년 65세 고령인구 비율이 20.3%로 초고령사회로 진입 예정이며 고령자의 기대여명은 20.8년으로 OECD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당뇨병환자들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누적효과에 의해 유병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0세 이상 당뇨병환자의 유병률은 16.7% (당화혈색소 포함)이나 나이가 들수록 증가해 65세 이상에서는 30.1%에 이른다. 이 추세는 50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70세 이상 당뇨병환자도 약 150만 명이나 된다. 최근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3만 7천여 명을 8년간 추적했을 때 당뇨병전단계에서 당뇨병으로 진행하는 비율이 매년 2.6% 정도이며 총 19%가 당뇨병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길어진 평균여명을 고려하면 더 많은 당뇨병환자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리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5].
또 다른 주요 원인은 비만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이다. 2022년 대한비만학회가 발간한 Obesity Fact Sheet에 따르면 지난 11년간 비만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9년 36.3%이며, 남성이 46.2%로 여성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6]. 비만 또한 연령과 비례하여 증가하는 추세였는데 70대의 유병률이 40.5%로 가장 높았고 80세 이상에서도 유병률 자체는 낮으나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당뇨병 인구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비만이 있을 때 당뇨병의 발생률이 2.6배 정도 증가했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대유행 기간 동안 당뇨병을 포함한 만성질환이 남성과 저소득층에서 유의하게 증가하는 등 다양한 외부적 환경요인들이 당뇨병 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7]. 주목할 만한 것은 40세 미만의 당뇨병환자들의 위협적인 특징이다. 20~30대가 비만할 경우 당뇨병 발생위험이 무려 5.9배로 높았다. 20~30대의 당뇨병 유병률은 절대적으로는 낮지만 빠르게 증가하여 2005년 1.7%에서 2016~2018년도 3.4%였으며, 특히 발생률(incidence rate)은 40세 이상에서 소폭으로 감소하는 데 비해 40세 미만에서는 증가했다. 최근 국내 역학연구에서 30대 젊은 당뇨병환자들은 진단 시 공복혈당이 180 mg/dL 이상으로 높은 비율이 22.4%로 70세 이상에서 7.7%에 비해 3배가량 높았다. 또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도 과거에 비해 많이 증가하여 전체 연령 중 가장 비만한 당뇨병의 특성을 보였다[8]. 절망적인 것은 진단 1년 내 병원에 방문하거나 약물을 처방 받는 비율 또한 전 세대 중 가장 낮았는데, 20대와 30대 각각 병원에 방문하는 비율이 채 30%를 넘지 않아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을 통한 관리방안 수립이 절실한 상황이다[9].

3. 당뇨병 2차대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2022년 미국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의 큰 변화 중 하나는 당뇨병 검진 연령을 45세에서 35세로 하향화한 것인데[10], 당뇨병 조기검진이 비용효과면에서 이득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했다[11]. 이에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위원회에서도 우리나라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사한 결과를 확인했고, 이를 근거로 최근 당뇨병 검진을 35세부터 일찍 시작하도록 지침을 변경했다[12]. 좀 더 빨리 찾아내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합병증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와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검진 항목에는 공복혈당만이 포함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당뇨병환자들은 공복혈당은 정상이거나 당뇨병전단계라 하더라도 식후혈당이나 당화혈색소 검사에서 당뇨병으로 발견되는 비율이 훨씬 많다는 보고가 있다[13]. 따라서 현재 검진 항목만으로는 당뇨병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경구포도당내성검사에서 식후혈당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당화혈색소를 검진항목으로 추진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적절한 당뇨병 조기검진 방법과 이득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당뇨병 고위험군의 경우에 공복혈당만으로 추적검사를 하는 것이 당뇨병 진단을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
비만과 당뇨병예방을 위해 올바른 식습관과 신체활동량을 늘리는 데 대한 적절한 교육 및 홍보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젊은 층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비만인구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형성하는 데 일조하는 환경적 요인들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 또한 마련해야 한다. 방송이나 영화에서 욕설이나 혐오 표현, 흡연이나 음주 장면을 여과없이 보내지 않는 것처럼 ‘먹방’ 같은 콘텐츠에 대해서 공공의 선을 위해 무분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건강 행위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도적으로 제공하는 적극적인 정책 도입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여 약물치료를 통해 적극적인 혈당조절을 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과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인식의 개선 또한 필요하다.

결론

COVID-19 대유행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치명률이 현저히 낮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적극적인 검사(Test)-추적(Tracing)-치료(Treatment)를 근간으로 한 3T 전략을 꼽을 수 있다. 물론 만성질환인 당뇨병에 이 전략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으나 국가적 대응이 필요한 현 상황에 분명히 교훈으로 삼을 만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동안의 우리나라 만성질환관리 체계의 기조와 전략에 큰 도전이 있는 지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며 민관이 공동으로 협력하여 국가적 재난 상황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를 촉구한다.

REFERENCES

1.Kim CJ. Diabetes crisis looms Available from: https://archive.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_s.jsp?Y=2005&M=03&D=14&ID=0503140101 (updated 2005 Mar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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