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고령화와 당뇨병 유병률의 증가는 노인의 건강 및 사회적 비용부담에 영향을 준다. 2022년 ADA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에 의하면, 65세 이상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당뇨병을 갖고 있고, 고령자의 절반이 당뇨병전단계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1]. 최근 조사된 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을 살펴보면, 2020년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환자는 약 605만 명(16.7%), 65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30.1%이고, 당뇨병 유병률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
당뇨병이 있는 노인은 당뇨병이 없는 노인보다 조기사망, 기능장애, 근육손실 및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과 같은 동반질환 비율이 더 높으며, 다약제 및 인지장애, 우울증, 요실금, 낙상, 지속적인 통증 및 허약과 같은 노인증후군의 위험이 더 높다[
1]. 노인당뇨병은 관리가 잘 되지 않을 경우 기능장애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노인의 당뇨병관리에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3]. 효과적인 당뇨병관리를 위해서는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른 운동 및 의학영양요법,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는 경구항당뇨병약제와 주사제가 포함된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021년 당뇨병 진료지침에서 2형당뇨병의 약물치료에 있어서 심각한 고혈당(당화혈색소 > 9%)과 함께 고혈당으로 인한 증상(다음, 다뇨, 체중감소 등)이 동반된 경우는 인슐린치료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4]. 인슐린은 가장 효과적인 혈당강하제에 해당하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β-세포 기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2형당뇨병을 장기간 관리한 노인 환자에서 인슐린치료가 흔히 요구된다[
5,
6]. 그러나 노인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사용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노화와 관련된 신체기능 저하 및 노인에게 나타날 수 있는 여러 동반질환은 노인당뇨병 환자의 당뇨병자기관리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효과적인 노인당뇨병 환자의 인슐린주사교육을 위해서는 노인당뇨병 환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고려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서 노인당뇨병 환자의 인슐린주사교육 시 고려사항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본론
당뇨병환자가 인슐린의 사용 목적을 이해하고 올바른 주사법을 숙지하여 인슐린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효과적인 혈당관리에 매우 중요하다[
7]. 인슐린주사교육 시 인슐린주사법뿐만 아니라 처방된 인슐린에 대한 정보, 인슐린과 관련된 소모품 사용, 혈당조절에 따른 인슐린용량조절법, 혈당측정법, 저혈당 대처법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노인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주사교육 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노화와 질병으로 인한 인지적, 신체적, 심리사회적 측면을 모두 고려한 교육이 필요하다[
3,
8].
1. 심리적 고려사항
인슐린치료 시작에 대한 거부감 및 부정적 태도로 인해 적절한 때에 인슐린치료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인슐린치료에 대한 부정적 태도 및 저항감을 심리적 인슐린저항성(psychological insulin resistance, PIR)이라 한다[
9]. PIR의 영향 요인은 주사로 인한 두려움, 통증, 불편감, 인슐린 작용에 대한 우려보다는 당뇨병 병태생리에 대한 이해 부족 및 인슐린치료에 대한 부정적 개념이 주된 원인인 경우가 많다[
10]. 노인당뇨병 환자인 경우 여명이 얼마 남지 않고, 심각한 합병증을 가진 경우가 많아 주사 치료에 대한 설득이 쉽지 않다[
8].
대한당뇨병교육간호사회는 당뇨병교육자를 위한 인슐린주사교육 지침서에 인슐린에 대한 심리적 저항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환자가 인슐린치료에 대해 염려하는 것을 먼저 표현하도록 하고, 의료진은 이에 대해 공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자는 치료에 대한 환자의 걱정과 장애요소를 살피고, 환자에게 인슐린치료로 인한 장점을 이해시키며, 환자가 인슐린주사를 능숙하게 할 때까지 함께 연습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환자에게 질병의 특성과 진행 과정을 설명함으로써 인슐린치료를 하는 것이 당뇨병조절에 실패한 것이 아님을 충분히 설명하고, 인슐린치료가 혈당을 조절하기 위한 최고의 치료법임을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9]. 의료진이 직접 인슐린주사법 시범을 보여줌으로써 바늘에 대한 공포감, 통증에 대한 불안, 인슐린투여 과정이 복잡하지 않음을 환자에게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 또한 PIR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10]. 노인당뇨병 환자의 자기관리 실태 및 방해요인에 관한 국내 연구에서, 당뇨병자기관리를 도와주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없는 것이 당뇨병자기관리의 방해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11]. 가족이나 돌봄 제공자의 지지는 환자가 안정감을 갖고 자기관리를 할 수 있도록 환자에게 역량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이다[
12]. 노인당뇨병 환자의 인슐린주사교육 시 가능하면 가족이나 돌봄 제공자와 함께 교육을 들을 수 있도록 한다.
2. 신체적 변화에 따른 고려사항
당뇨병이 있는 노인은 다른 노인들에 비해 신체기능장애를 동반할 위험도가 2˜3배 많으며 일상생활 동작(activities of daily living, ADL)도 1.5배 감소해 있다[
13].
12년 동안 관찰한 노화와 돌봄에 관한 스웨덴 국가 연구에서 당뇨병전단계와 당뇨병이 있는 노인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환자에 비해 더 빠른 신체기능저하 및 장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14]. 노인당뇨병 환자는 노화에 의한 시력저하 및 백내장, 당뇨병성 망막병증, 황반부종 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시력손상은 환자가 스스로 인슐린을 주사하는 데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또한 노화로 인한 난청은 인슐린주사교육 시 교육자가 교육내용을 전달하고 환자가 듣고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노인당뇨병 환자의 인슐린주사교육을 하기 전에, 인슐린주사법을 시행할 때 제한되는 신체적인 부분 및 환자의 ADL은 없는지 알아보고 시력 및 청력저하 여부를 파악하여 이를 고려해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족이나 돌봄 제공자가 없는 편측마비가 있는 노인 환자에게 인슐린주사교육을 할 경우, 사용 가능한 손으로 인슐린주사를 하는 방법을 교육자가 직접 시범을 보이고 환자가 따라서 시범을 보이도록 한다.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환자가 인슐린주사법을 익히도록 한다.
시력저하가 있는 노인당뇨병 환자의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실에 도수별 돋보기 안경을 준비하여 인슐린주사교육 시 노인의 시력저하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교육자료는 글씨 크기를 크고 진하게 하고 가급적 단순한 문장으로 읽기 쉽게 만들도록 한다[
8]. 시각장애가 있는 경우는 인슐린주사 용량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인슐린주사의 용량을 맞출 때는 다이얼을 천천히 돌려서 소리나 감각으로 용량을 맞출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인슐린주사 다이얼을 이용해서 영점을 확인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인슐린주사의 다이얼을 돌리는 소리나 감각을 이용해서 주사할 경우는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환자가 정확하게 용량을 설정할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난청이 있는 노인 환자를 교육할 때는 소음이 없는 독립된 조용한 공간에서 교육을 하고, 교육내용을 전달할 때는 소리를 지르지 않고 크고 명확한 소리로 말하도록 한다. 또한 인슐린주사법 절차에 대해 글과 함께 그림 또는 사진이 같이 있는 교육자료를 이용해서 교육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노인당뇨병 환자들에게 인슐린주사교육을 할 경우, 근력이 감소하여 인슐린주사 버튼을 충분히 누르지 못하거나 버튼에 힘을 주지 못하고 피부를 눌러서 주사부위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양손을 이용해서 한 손은 인슐린주사펜을 잡고 한 손은 버튼을 누르도록 하며, 주사 버튼을 누를 때 피부는 누르지 않도록 한다.
3. 인지적 변화에 따른 고려사항
당뇨병이 있는 노인은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이 높다[
1]. 인지기능 장애는 일상 활동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경미한 인지장애부터 기억 상실 및 치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1,
15]. 노인당뇨병 환자의 자기관리 실태 및 방해요인에 관한 국내 연구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당뇨병자기관리의 방해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11]. 인지기능 장애가 있는 노인 환자는 올바른 인슐린주사법을 배우는 데 어려워할 뿐 아니라 제시간에 식사를 하거나 인슐린을 주사하는 시간을 잊어버릴 수 있어서 반드시 반복 확인 교육이 필요하다. 인슐린주사교육 시 교육자의 시범에 따라 인슐린주사법을 잘 따라 하더라도 교육 후 확인하면 인슐린주사를 미흡하게 시행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입원한 노인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인슐린주사교육을 할 경우는 인슐린주사교육 후 의료진의 관찰하에 환자가 직접 주사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교육자의 시범에 따라서는 인슐린주사법을 시행하지만, 교육자의 시범 없이 스스로 인슐린주사를 할 때 잘 시행하지 못할 경우는 환자의 휴대폰으로 인슐린주사법 동영상을 촬영하고, 촬영된 동영상을 보고 인슐린주사를 따라 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인슐린주사법 동영상을 촬영할 경우는 환자가 인슐린주사를 따라 할 수 있는 속도에 맞춰서 설명하고 촬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노인당뇨병 환자에게는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장기작용인슐린 1회요법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8]. 장기작용인슐린을 투여할 경우는 하루 한 번 일정한 시간에 투여하도록 하고, 투여 시간을 기억하기 어려우면 알람 설정을 이용하도록 한다. 노인당뇨병 환자에게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교육할 경우는 환자가 서로 다른 인슐린을 잘 구분해서 투여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슐린주사의 모양 및 크기, 색상 등 환자가 잘 기억할 수 있는 인슐린주사의 특징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기록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중요한 정보는 반복 제시하고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예를 들어, 환자에게 인슐린주사를 투여하기 전에 항상 뾰족한 바늘과 숫자를 확인하도록 강조하여 설명하는 것은, 인슐린주사 중에 펜바늘 뚜껑을 닫고 주사하거나 용량을 설정하지 않고 주사할 수 있는 오류를 줄일 수 있다. 노인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주사를 정확히 시행하고 있는지 전화방문을 하거나 외래 방문 시 대면으로 확인하도록 한다.
당뇨병은 알츠하이머 치매 및 혈관성 치매 발병의 위험 요소이다[
15]. 심각한 기억력과 판단력 저하가 있는 치매 환자의 경우 가족이나 돌봄 제공자를 진료와 교육에 포함시키도록 한다. 최근에는 독거노인이 증가함에 따라 돌봄을 받지 못할 경우는 공적 의료 서비스를 지원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
8].
4. 기타 고려사항
당뇨병이 있는 노인 환자는 젊은 성인보다 저혈당 발생 위험이 높다. 저혈당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환자가 식사를 거르거나 실수로 약물을 반복 투여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1]. 인슐린주사교육 후에는 저혈당 증상 및 대처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고, 자기혈당측정 및 기록을 통해 혈당조절 정도를 확인하도록 교육한다.
노인 환자는 불리한 식습관, 치아문제, 미각감소, 소화기능장애, 경제적 또는 환경적 문제 등으로 식사조절을 제대로 시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4]. 식사가 불규칙하고 식욕부진으로 섭취량이 일정하지 않을 경우 식전에 투여하는 초단기작용인슐린은 섭취하는 식사량을 확인하고 식사 후 투여할 수 있도록 한다.
노인당뇨병 환자가 가정에서 인슐린주사를 손쉽게 하기 위해서 가정 내 지정된 공간에 인슐린주사를 위해 필요한 물품을 구비하도록 한다.
결론
노인당뇨병 환자는 노화와 질병으로 인한 인지적, 신체적, 심리사회적 측면을 모두 고려한 인슐린주사교육이 필요하며, 교육 전에 이와 관련된 사항들을 파악하고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 중심의 개별화된 인슐린주사교육을 시행하고 가족이나 돌봄 제공자와 함께 교육하는 것은 노인당뇨병 환자의 자기인슐린주사 순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인슐린주사를 투여하는 노인당뇨병 환자의 저혈당 및 고혈당 예방을 위해서는 정확한 인슐린주사법 기술뿐 아니라 혈당에 따라 인슐린용량을 조정하는 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반복 확인 교육이 필요하며 인내심을 갖고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당뇨병 환자가 올바른 인슐린주사법을 시행하고 혈당관리를 하면 효과적인 당뇨병관리에 도움이 되고, 노인당뇨병 환자의 삶의 질은 향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