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021년은 인슐린 발견 100주년이 되는 해로 다양한 매스컴에서 인슐린에 대한 내용이 언급이 되어, 내분비내과 의사로서는 반가우면서도 많은 대중에게 인슐린의 중요성이 조금이라도 전달되기를 기대하였다. 인슐린분비가 안 되는 환자에게 인슐린은 생명을 지켜주는 약제로, 1형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없이는 1주일도 일상 생활이 어렵고 중환자실로 입원하는 경과를 보이게 된다[
1]. 의학이 발전하고 다양한 당뇨병 약제가 개발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도 인슐린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몇몇 나라에서는 전쟁이나 재해 시에 인슐린 공급을 지속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서 인슐린은 필수 불가결한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다[
2]. 인슐린 이후에는 당뇨병의 발생 기전을 바탕으로 다양한 약제들이 개발되고 임상 결과에 따른 당뇨병 약제의 역할과 투여 범위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본론
현대 사회에서 비만도가 증가함에 따라 인슐린의 작용이 저하되는 인슐린저항성의 증가와 함께 인슐린분비가 줄어드는 2형당뇨병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고, 인슐린치료보다는 인슐린감수성을 개선하거나 인슐린분비를 촉진시키는 약제들로 혈당조절이 가능하다. 혈당조절뿐만 아니라 조절되지 않는 고혈당에 따른 당뇨병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약제에 따른 임상효과의 임상 결과에 따라 약제를 선택하였다. 특히 당뇨병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혈당조절을 한 경우 당뇨병의 미세혈관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결과와 함께, 향후 10년간 추가적인 추적 조사를 통하여 장기적인 합병증 예방효과를 보여주었다. 특히 혈당조절을 위해 투여한 약제들 간의 차이도 보고되어, 인슐린과 설포닐유레아로 혈당조절을 한 대상보다는 메트포민으로 조절한 대상에서 장기적인 심근경색 발생률 및 사망률에 대한 우위성이 보고되어 약제 간의 장기적인 효과에 대한 차이점이 나타났다[
3].
2형당뇨병 환자의 초기부터가 아닌, 유병기간 약 10년이 지난 환자들에게 당화혈색소 6.5% 이하로 적극적인 조절을 하기 위하여 인슐린을 포함한 다양한 경구약제를 투여한 AC-CORD (The Action to Control Cardiovascular Risk in Diabetes) 연구[
4]에서는 적극적인 혈당조절을 한 대상에서 사망률 및 심혈관질환 발생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상반되는 결과를 나타냈고, 혈당조절 과정에 동반할 수 있는 저혈당의 증가 및 체중의 증가 문제에 더욱 주의를 하게 되었다. 이후에도 다양한 임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당뇨병 약제에 대해 추천되는 특징으로는 혈당강하의 효과, 저혈당의 안정성, 체중증가에 대한 영향, 그리고 심혈관질환에 대한 안정성을 바탕으로 약제 본연의 병태생리학적인 특징에 더하여 환자 개개인에서 고려하게 된 특징이다[
4].
SGLT2억제제(sodium glucose cotransporter 2 inhibitor)와 GLP-1RA (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의 임상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혈당강하효과와 저혈당의 안정성을 보여주었고, 이전의 치료와는 차별적인 체중감소효과를 나타내어 비만을 동반한 2형당뇨병 환자에게는 획기적인 약제로 부각되었다. 이전 당뇨병 약제와 DPP-4억제제(dipeptidyl peptidase-4 inhibitor)에서 주된 논점이었던 심혈관질환에 대한 안정성에서 더 나아가, SGLT2억제제는 심부전 환자와 만성신장질환에 대한 사건 발생 억제효과를 보였다. 또한 GLP-1RA는 심혈관질환 및 뇌혈관질환 환자에서 심뇌혈관질환 발생 억제효과를 보여주었다.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 및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의 변화를 유도하여 상기 질환이 있는 당뇨병환자들에게 우선적인 투약을 권고하고 있다[
5,
6].
SGLT2억제제는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심부전 환자 및 만성신장질환에 대해서도 각각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 감소 및 사망률 감소, 알부민뇨의 감소 및 사구체여과율의 저하에 대한 보호효과를 보여주고 있어, 국내에서도 당뇨병이 아닌 심부전 및 만성신장질환 환자에게 투여가 가능하다[
7,
8]. 또한 당뇨병전단계 환자에서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도 보고되어 당뇨병 고위험 요인을 동반한 심부전 및 신장질환 환자에서는 임상적인 이득이 더욱 큰 대상으로 평가된다[
9].
심장 및 신장질환에 대한 임상적인 이득은 어느 시점의 환자에게 투약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가 최근의 관심사 중의 하나이다.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당뇨병환자에서 실제 임상 진료 과정 중 DPP-4억제제를 투여한 대상자와 비교하여 SGLT2억제제로 투약을 시작한 대상자에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은 52% 감소하였고, 심뇌혈관질환 및 관련 사망률은 17% 감소, 급성 신장 손상에 대한 발생도 40% 감소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SGLT2억제제 투여를 시작하는 최적의 시점에 대해서는 향후 비용, 효용 및 동반하는 부작용을 고려한 연구결과들이 기대된다[
10]. 또한 GLP-1RA인 고용량 리라글루타이드 3.0 mg은 비만 약제로 사용 가능하며, 체중조절 및 당뇨병전단계 환자에서 80%의 당뇨병 예방효과를 보고하고 있어, 질병 전단계에서의 진행 예방과 대사질환 조절을 동시에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11]. 현재 임상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는 GLP-1/GIP (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복합제도 비만한 환자에서 20% 이상의 체중감량효과를 보여주어, 대사수술에 버금가는 치료효과로서 당뇨병 및 비만과 관련한 대사질환에 대한 임상 결과들이 기대가 된다[
12].
결론
당뇨병 약제의 지속적인 개발과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목표혈당 도달률은 25% 내외에서 큰 향상이 없는 제한점이 있지만, 임상 연구 자료들이 축적되면서 가급적 일찍부터 목표 혈당에 도달을 하되 저혈당과 체중증가를 최소화하는 치료가 혈당조절의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동반하고 있는 심혈관질환 및 심부전, 만성신장질환뿐만 아니라 심장 및 신장질환의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는 혈당조절과 함께 동반하는 합병증의 진행을 억제하고, 예방할 수 있는 치료제를 투여하는 등 전체적인 당뇨병환자의 관리를 통하여 사망률을 낮추고, 생명을 살리는 치료의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당뇨병 약제의 역할은 그 대상과 목표가 점점 확장되고 있다. 과거의 당뇨병환자에서의 혈당조절이라는 목표에서 그 대상 환자의 범위가 더욱 확대되어 당뇨병전단계 및 비만을 비롯한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는 비당뇨병 대상자까지 포괄하고 있으며, 약제 효능의 범위도 혈당조절과 함께 동반한 합병증의 발생을 억제하고 예방하여 궁극적으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효과로 확대되고 있다.